- 카툰의 발견
『카툰의 발견』은 음식, 사물, 동물 등 우리 생활 속에서 흔히 보이는 것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한 페이지에 하나씩 담아 가볍게 읽기 좋다. 가위와 몽당연필부터 고양이, 장미꽃까지, 재미와 의미를 듬뿍 담은 ‘카툰의 발견’을 만나보자.
사랑
음식
사물
동물
생활
2002 동아, LG국제만화공모전 카툰부문 ‘우수상’
2004 ‘카툰바이러스’ 출간
2005 청강카툰상 ‘신진작가상’
2018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 초대 작가
2019 기타큐슈국제만화대상 ‘해외부문상’
2020 서울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SICAF
어워드 ‘올해의 한 컷상’
2021 부천국제만화축제 ‘장한 후배상’
2023 ICC 국제만화가 대회 한국위원회 위원
2023 현) (사)한국카툰협회장
ntttoon@naver.com
저자는 “저는 카투니스트입니다. 늘 창의적인 발상에 목마른 사람이죠.”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생활 속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것들을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가위와 몽당연필이 만나 책을 읽는 사람이 되는가 하면 통통 튀던 농구공이 반으로 나뉘어 거북이 두 마리로 변신하기도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기발한 상상력을 확인할 수 있다. “독자 여러분이 말없이 미소 짓는 순간, 그때가 바로 ‘카툰의 발견’이 아닐까요?”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을 통해 은은한 미소를 짓는 자신을 ‘발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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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매후기
- 1건
기타를 치고 놀다가 끝나면 기타줄을 느슨하게 풀어놓아야 한다. 그래야 넥이 휘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꽤 귀찮은 일이라 대부분의 기타들은 한번 줄을 당겨서 조율해 놓으면 팽팽한 긴장 상태로 장기간 아니 영원히 보관되기가 쉽다. 언제든 줄을 튕기면 소리가 날 수 있도록 당겨진 채로 내 방 벽에 걸린 기타들을 보면서 문득 ‘기타도 사람도 때로는 적당한 휴식이 필요한 법인데...’ 하는 생각이 들어 기타줄을 조금씩 풀어놓고 나서 한 권의 책을 집어 들었다.
‘카툰의 발견’이라는 얇고 가벼운 책이다. 외관뿐만 아니라 책에 담긴 내용도 무겁지 않아 잠깐이면 휘리릭 넘겨볼 수 있는 책이다. 세상의 이치와 질서를 밝히겠다거나, 인생의 진리, 지혜를 알려주겠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무슨무슨 투자로 손쉽게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거나 하는 책들이 무수히 많은 시대에 ‘카툰’이라니... 모든 것이 생산성과 효율성으로 계량되는 시대에 대체 카툰에게 무슨 효용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 보니, 때로는 별 생각없이 책장이 넘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슬며시 미소가 지어질 때도 있다. 때로는 작가의 엉뚱한 상상력에 감탄할 때도 있고, 또 어떤 대목에서는 한참 동안 들여다보며 공감할 때도 있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책을 다 보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이 책의 효용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의 효용은 바로 ‘별 효용 없음의 효용’이다. 깊이 생각하지 말고, 느슨하게 풀어놓은 기타줄처럼 내 마음의 텐션도 축 늘어지게 내려놓고 볼 수 있는 책, 그게 바로 이 책의 효용이 아닐까 싶다. 그러므로 책 속에서 반드시 거창하고 유용한 것을 읽어내겠다는 생각을 가진 분에게는 적당한 책이 아니다. 생활 속 사소한 것으로부터 오는 잠깐의 미소, 각박하고 팽팽한 긴장을 잠시나마 풀어줄 뭔가를 찾는 분에게 권할만한 책이다.
아울러 덧붙이자면, 교과서가 아닌 이상 모든 책 속에는 작가의 성격과 심성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 책 속에 실린 한 컷 한 컷의 카툰에서도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 보인다. 아마도 작가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몽당연필, 병따개, 파리 두 마리, 고양이, 바나나껍질 같은 사소한 것들에게까지 생명과 인격을 부여하고 존중할 줄 아는 사람, ‘남의 상처도 내 것처럼 아파할 줄 아는’ 섬세한 사람일 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이 작가는 분명 그런 부류의 사람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