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인 시리즈 05- 시나리오 쓰고 있네

                                         

 

제목시나리오 쓰고 있네
저자명
황서미
판형
130*210
면수
240쪽
정가
12,800원
ISBN
978-89-6529-247-0  03810



국내도서 > 에세이 > 휴먼 에세이


책 소개


◼내 인생 최고의 스펙, 결혼 다섯 번 

 

스토리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다. 건강하게 오랫동안 ‘세상에 돈 되는 글’은 다 쓰며 살기를 소망하는 작가 황서미가 자신이 걸어온 인생 궤적을 돌아보며, 그 사이 알알이 빛나는 에피소드만을 골라내었다.


다섯 번이나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게 된 이야기는 물론이고 수녀원에 들어갔다가 몰래 포도주를 훔쳐 마시던 것이 걸려 퇴소하게 된 이야기, 국내에 딱 하나만 존재하는 ‘치킨 대학’에서 일했던 이야기, 소주와 수면제를 번갈아 먹으며 자살을 기도했지만 생각보다 소변이 많이 마려워서 ‘숨 쉰 채 발견’된 이야기 등……

결코 평탄치 않았던 길을 걸어온 작가 황서미. 그렇지만 그는 특유의 유머를 곁들여 자신의 인생 궤적을 시나리오 쓰듯 새롭게 그려낸다. 생각 없이 웃고 싶을 때, 하지만 어쩐지 허전한 웃음은 반갑지 않을 때 <시나리오 쓰고 있네>를 펼쳐보자.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어쩐지 정겨운 한 여성이 나타날 테니까.




출판사 책 리뷰

 

◼작가 황서미, 자택에서 숨 쉰 채 발견! 

 

여기, 평탄치 않은 궤적을 걸어온 여성이 있다. 그야말로 듣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시나리오 쓰고 앉았네” 하고 딴죽을 걸어야만 할 것 같은 인생역정. 하지만 여성은 그런 말에 전혀 기죽지 않는다. 오히려 그럴 때마다 순진하게 쪽박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각설이 타령 하듯 흔들며 마음을 털어놓는 여자. 그게 바로 작가이자 인간 황서미다.


작가 황서미를 한 마디로 설명한다면 무어라 말하는 게 좋을까? 결혼 다섯 번 한 여자?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들 ‘만두’와 함께 살아가는 엄마? “탈모는 병이 아닙니다”라는, 탈모약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카피를 탄생시킨 카피라이터? 술을 마시다 마시다 못해 파란 물을 토해본 적이 있는 알코올홀릭? 수녀원에 들어갔다가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 수녀 못지않게 천방지축 사건을 일으키다 퇴소한 종교인? 그 어느 것도 황서미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이렇게 들으면 비극적인 인생을 살아왔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시나리오 쓰고 있네>는 결코 비극적이지 않다. 황서미는 오히려 자신의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편안한 웃음을 유도한다. 옆에서 끊임없이 재잘대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어쩐지 마음이 가는 사람, 그가 황서미다. 황서미 특유의 유머를 섞여 있는 이야기는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그것은 글에 꾸밈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포장하고자 하는 욕구도 없다. 지지부진한 신세타령도 없다. 그저 그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만이 존재할 뿐이다.


추천사를 쓴 우석훈 박사는 황서미 작가의 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황서미의 글에는 가볍거나 무겁거나, 그런 코미디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남편을 ‘아저씨’라고 부르는 딸 그리고 아직도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폐아 아들의 삶을 보다 보면 우는 것도 미안할 정도로 먹먹한 감정 한 구석이 밀려든다. 그러나 그녀는 그 감정을 오래 붙들고 있게 놔두지 않는다. 한국 영화에서 단골로 사용하는 신파가 시작될 지점이면 그녀는 정색을 하고 글을 꺾고 다른 코미디의 흐름을 탄다. 코미디의 천재인 그녀는 독자가 신파 속에서 궁상 떠는 걸 아주 싫어하는 것 같다. “웃으세요, 웃으세요, 이건 웃기기 위한 소재일 따름입니다”, 그녀가 만드는 웃음의 파도는 이어진다.”


그렇다. 황서미는 ‘웃음의 별’ 아래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인생을 이토록 유쾌하게 엮어서 책으로 내놓을 수 있었으리라.

세상에 돈 되는 글은 다 쓰며 살고 싶다는 사람, 나이 들어서도 오래오래 맛있는 소주 두 병씩 딱딱 까서 마시고 싶다는 사람, 한번 더 사랑이 온다면 최선을 다해 껴안고 싶다고 다짐하는 사람. <시나리오 쓰고 있네> 인간 황서미의 매력에 빠져보자.




책 속으로


p11  "인생의 현재 스코어에서, 나는 남편이 다섯 명이다. 다섯 번째 남편이랑 지금 8년째 살고 있다. 이 정도면 아주 오래 살았다. 예전 네 번의 결혼 생활은 모두 3년 이내에 종을 쳤으니 꽤 좋은 성적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 사는 것하고 똑같다. 현 남편직을 수행 중인 이와도 중간에 헤어지네 마네, 산으로 가고 싶네, 별로 가고 싶네, 난장을 치기는 했다. 이렇게 살아온 8년이다. 아, 오래도 살았다.

‘여러 번의 결혼과 이혼’으로 말하자면 다들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떠올릴 것이다. 나는 그런 미모의 여배우도 아니고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사람인데, 어쩌자고 무슨 결혼을 그렇게 많이 했나 다들 궁금해한다. 내 앞에서 얘기하지는 못해도 나에 대한 의혹들은 하나씩 있다. 내가 그것을 왜 모르겠나."


p27  "어떤 의사 선생님이 그러셨다. 호르몬을 공부하다 보면 ‘나는 너를 영원히 사랑해’란 말이 도저히 나올 수가 없다고. 인간 신체의 구조상 그 ‘영원’이란 말이 성립될 수가 없다고 한다. 세포는 날마다 탈락과 재생을 반복한다. 우리 몸에서 분출되는 호르몬도 항상 일정할 리 만무하다.

어느 날 함께 카페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틱 증세가 아주 심하게 나타나는 바람에 물컵을 쳐서 깨뜨렸다. 쨍그랑 소리가 나자 사람들의 시선이 이 친구한테 모두 집중됐다. 순간 그의 얼굴을 바라보니 ‘읍읍’ 하며 뭔가 참는 것 같았다. 화가 나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창피한 것도 아니었고. 그냥 단순히 얼굴로 순식간에 피가 몰리는 느낌에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나가자!” 하면서 앞서서 빠른 걸음으로 카페를 빠져나가고 있는데, 못 참겠는지 그가 결국 뿜었다.

“꺼억!! 씨발 조오또오오오!”

일순간 카페가 얼어붙었다. 처연하게 아름다운 영화 <엘비라 마디간>에서 총성이 울리는 가운데 누군가는 슬로모션으로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그런데 날씨는 왜 이렇게 좋은지. 너무나 아름답고 맑은 날씨 속에 배경음악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다른 사람들은 모두 멈췄는데, 우리 둘만 그 정적을 뚫고 나가는 듯했다. 사랑은 끝났다."


p67  "“저 눈도 이상해요. 맞아서 이런 건지 아니면 우연히 오늘 잘못된 건지 모르겠는데요.”

“안과 연결해드릴게요.”

내 오른쪽 눈은 그날 이후 평생 맑은 하늘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갈비뼈는 두 대가 부러졌는데 깁스도 못 하고, 손 쓸 방도도 없다는 이야기만 듣고 돌아왔다.

어두컴컴한 집에 혼자 앉아 있으려니 별 느낌 없이 움직이던 ‘내 소유’의 몸이 그날따라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생소했다. 내 몸은 내 것이다. 다른 이가 훼손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이 와서 때린다고 해서 얼른 때리고 가라고 등 대주는 일은 내 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결국 오른쪽 눈의 가벼운 장애와 갈비뼈 박살, 그리고 각 대봉투 2개를 꽉 채운 진료 기록지와 진단서만 남기고 두 번째 결혼 생활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햇수로 3년에 걸쳐 간간이 얻어맞았다. 그런데 참 바보 같은 것이, 그렇게 맞고도 나마저도 내가 다른 여자들보다 기가 세서, 아니면 내가 뭔가 잘못해서 맞는 것인 줄 알았다는 것이다."


p94  "수녀원의 아침은 5시에 시작된다. 수녀원에 우아한 성가가 기상송으로 울려 퍼지면 후다닥 세면장으로 질주한다. 누가 먼저 수도꼭지를 맡느냐가 관건. 운 좋게 먼저 세수를 마친 수녀님들은 얼굴에 로션만 대충 바르고 바로 새벽 미사를 드리러 성당으로 또 질주한다. 우사인 볼트가 따로 없다. 늦으면 선생 수녀님과 할머니 수녀님들에게 혼쭐이 나기 때문이다.

할머니 수녀님들은 50년 가까이 수녀원에서 사신 분들인데, 그만큼 이분들의 인격이 모두 고매하고 성녀와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평생을 사회생활 한번 안 하고 여자들 사이에 갇혀 사신 분들이라 의외로 괴짜가 많다. 게다가 나이 들어 새벽잠이 없어지니 성당에는 그렇게 일찍도 나와 앉아 계신다. 십자가 앞에서 눈을 감고 묵상하시나 보면 어떤 분은 사방으로 고개를 풍차 돌리며 주무시기도 하고, 또 다른 분은 실눈 뜨고 누가 일찍 미사에 나오나 감시하기도 한다.

어떤 할머니 수녀님은 화장실에서 화분을 막 갖다 엎으시고 흙을 파내고 계셨다. 왜 그러시냐고 물었더니 영성에 방해가 된다고, 하느님과의 대화시간을 식물이 뺏는 것 같아서 갖다 버리시는 거란다. 식물도 우리 인간과 분류는 다를지언정 생명체인데 왜 그러셨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약간의 치매 증상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여하튼 이런 일부 할머니 수녀님들께 잘못 찍히면 수녀원 생활이 고달파진다."


p143  "수십에서 수백 편의 야설을 다듬으면서 처음에는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도저히 작업이 안 돼 중단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야설 교정 알파고가 되어갔다. 제아무리 야한 소설이 와도 오타, 비문들만 눈에 들어오는 경지에 이르렀다. 심지어는 살짝 틀어서 더 야한 문장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계절이 몇 번 지난 후, 야설을 서비스하던 플랫폼이 문을 닫게 되어 나의 야설 교정 작업도 막을 내렸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경이롭다. 그 수많은, 야하기 그지없는 디테일과 상상력은 다 어디서 왔을까.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창조할 수 없는 마의 영역이다. 지금도 머릿속에 춤추고 있는 오조 오억 개의 야한 이야기를 컴퓨터 자판으로 만들어내고 있을 전국 각지의 수많은 야설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아, 아직도 유리컵에 흰 우유를 따라 마실 때면 우리의 가슴 마사지사 배트맨이 생각나서 잠시 움찔한다. 이런 것이 바로 위대한 야설의 디테일이다!"


p180  "불행의 쓰리 쿠션을 다 처맞던 2011년. 나는 소주와 맥주를 가지고 차에 들어갔다. 이쯤 되면 자식이고 부모고 뭐고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냥 이 세상에서 없어지고 싶다.

그러나 일본 소설 『금각사』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가 일본 자위대 선동에 실패한 후 할복자살을 하면서, 소설에서 그렇게도 할복에 대해 묘사하며 경외감마저 보였던 데 반해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미처 계산하지 못했듯, 나도 차 안에서 소주와 맥주를 마시고 나서 자살 시도를 할 때 방광이 그렇게 빨리 찬다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 이번 한 번만 오줌 싸고 죽어야지, 한 번만 더 싸고 죽어야지 하다가 엄마 아빠한테 차 안에서 숨 쉰 채로 발견되었다."


p229  "이번 코로나 사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두가 주중에 어머님 댁에서 지냈다.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와서 다시 유치원에 슬슬 보내기 시작했더니, 아이가 서럽게 울면서 이런다.

“할머니 타고 원숭이 보러 가자. 할머니 타고 씽씽이 타러 가자. 할머니 타고 케잌 먹으러 가자.”

아이고, 할머니가 이 모든 일을 다 해주셨나 보다. 나는 아이에게 흠뻑 빠진 엄마가 아니다. 만두가 세 살 무렵 되었을 때, 다른 사람에게서 ‘엄마가 아이에게 아직 이슬이 안 내렸네요’란 말을 들었을 만큼. 지금은 일곱 살인데 그 이슬이 아직 내리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계속 가슴에 걸린다. 그래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하도 서럽게 우니까 남편하고 내가 마음이 아파서 어머님께 전화했다. 어머님은 애를 한 달 반 보시더니 병이 나서 앓아누우셨다.

“혜성이, 할머니 보고 싶어? 할머니는 혜성이 사랑해. 할머니도 혜성이 보고 싶어. 우리 다시 만나자.”"


p232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치며 몸에 안 맞는 옷을 입고서 꾸역꾸역 다니는 것 같던 회사를 그만두고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것이 거의 8년 전이다. 그 뒤로 주위에서 ‘내 황서미 성공하는 것 꼭 보고 만다’는 응원을 내내 들어왔다. 나도 계속 고맙다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주먹 꽉 쥐어 파이팅을 보여드린 것도 5년은 족히 넘은 것 같다. 이제는 하도 그 ‘한 방’이 안 터져서 격려해주시는 이들에게 미안할 정도다. 사실 그 한 방, ‘잘되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감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이 작은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어 나의 삶에 귀 기울여 주신 분들에게 이제는 조금 덜 미안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피 끓던 초창기와 달리 나이를 몇 살 더 먹어서 그런가, 그 ‘한 방’이 안 터져도 매일 이렇게 조근조근 재미나게 살 수 있을 듯도 하고. 내 모자란 이야기를 함께 읽고, 웃고, 울어주신 분들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또 얼마나 덜떨어진 이야기가 쏟아질지 모르겠다. 그때마다 내 곁에서 함께 ‘물개박수’ 치면서 함께 웃어주시면 그만한 행복이 없겠다."




추 천 사

 

황서미의 글, 웃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누구나 잘 쓸 수 있다. 그리고 누구나 재밌게 쓸 수 있다. 그러나 읽다 보면 웃지 않을 수 없게 쓰는 건 어렵다.

왕과 귀족을 놀려먹는 희곡을 쓴 어느 사나이에게 귀족들이 화가 단단히 났다. 그래서 왕에게 그 공연을 보게 했다. 황제 모욕죄로 사나이의 목이 날아가게 생겼다. 그런데 연극을 보다가 왕이 너무 웃겨서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 사나이는 코미디계의 ‘시조새’가 되었다. 그가 몰리에르다. 황서미가 이혼한 사연, 직장에서 나오게 된 사연, 아들딸과 함께 눈물콧물 흘리면서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사연을 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몰리에르 생각을 했다. 결혼 다섯 번 한 작가 황서미, 그녀를 언젠가 우리 시대의 몰리에르로 기억하는 날이 오면 웃기기는 할 것 같다.

1차원적 ‘아재 개그’ 말고 품격 있고 깊이 있는 웃음에 목마른 분들에게 황서미의 에세이집을 권해드린다. ‘강남 스타일’과는 좀 결이 다른, 아주 삐딱하고 불경스러운 블랙 스타일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은 웃게 될 것이다.


-우석훈 박사·『88만원 세대』,『불황 10년』등




목 차

 

추천사 | 황서미의 글, 웃지 않을 수가 없다! 

프롤로그 | Respect you, 니가 뭘 하든 간에 

 

제 1장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_사랑 그 몹쓸……

▪그대 이름은 하객 알바

▪ 너의 당당함을 영원히 사랑할 수 없었어

▪ 사랑, 그 거룩한 저항

▪ 도쿄에서 길을 잃다 -소피 칼의 『시린 아픔』을 읽으며

▪ 곰신 오브 레전드

▪ 부부의 세계-작은 옹녀 비긴즈


제 2장 | 혐오스런 황서미의 일생

▪ 놓쳐버린 아들의 소년기

▪ 침묵은 가장 끔찍한 아우성이라는 것을

▪ 나를 절대로 때리지 말라

▪ 여자, 의문의 1패

▪ 완벽한 타인


제 3장 | 시스터 액트_수녀원에 있다가 나오셨다구요?

▪ 첫날, 예수님이 남자라서 그나마 버틸 만했습니다

▪ 에덴동산에 헬게이트 열렸네

▪ 수녀원을 박차고 나오심을 묵상합시다


제 4장 | 내일을 향해 쏴라

▪ 탈모는 병이 아닙니다 -카피라이터

▪ 퀸가로 살아남는 법 -면세점 에이전시 직원

▪ 수상한 고객들-보험설계사

▪ 왜 이래, 나 치킨 대학 나온 여자야 -프랜차이즈 닭 회사 수퍼바이저

▪ 휴먼, 나는 야설 교정 알파고입니다

▪ 나, 너희한테 말 시켜도 되니? -생과일 주스 가게 알바

▪ 널 사랑하지 않아. 너도 알고 있겠지만 -영어 유치원 선생님

▪ 도대체 작가는 언제 되는 건가요?


제 5장 |  굿’바이_이승 to 저승 익스프레스

▪ 『술통』 장승욱 님을 기리며

▪ 멋쟁이 105호 아주머니의 라일락엔딩

▪ 너 생각하며 썼어, 임마 -풋사랑을 기억하며

▪ 자택에서 숨 쉰 채 발견

▪ 할매가 니 굶기지는 않으신단다

▪ 미혼모는 없어, 엄마일 뿐이지

▪ 대신 울어주는 여자, 곡비

▪ 꿈의 궁전으로 오세요 -시인을 기리며


제 6장 | 미스 리틀 선샤인_콩가루 가족의 여행길

▪ 엄마와 딸, 이인삼각 인생 달리기

▪ 그냥 엄마가 주는 대로 먹어라

▪ 아들 만두, 지구별에 놀러온 아이

▪ 가자, 장미 목욕탕으로

▪ 엄마가 아이에게 이슬이 내릴 때


에필로그_ 나를 자극해준 여러분께 감사 (232P)

 



저자


황서미

 

1999년, 조그마한 광고 대행사 카피라이터로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강산이 대충 두 번이 바뀌는 동안 직업이 수없이 바뀌었고 현재는 이름 없는 고스트 라이터로 작업 활동을 하다 드디어 앞에다가 떡 하니 이름을 걸고 낸 첫 에세이가 나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작품 활동’을 하고 싶은 것이 바람이며, 건강하게 오랫동안 ‘세상에 돈 되는 글’은 다 쓰며 살기를 소망한다.


#음식

나의 사랑 만두. 회. 김밥. 이 밖에 먹는 행위 혹은 먹을 것에 대한 글, 푸드 다큐멘터리는 내 영혼마저 살찌우는 양식이다.


#술

다 쓰러져가는 초가집 같던 나를 일으켜준 것은 바로 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 오늘 또 시작됐네’ 하며 한숨을 짓던 중증 생활형 우울증 환자였던 자가 하루하루 버틸 수 있었던 바는 바로 매일 저녁 치러지는 음주. 하루를 마감하는 고귀한 의식과도 같다. 알코올의 노예, 알코올중독이 아닌 진정한 알코올리스트로 거듭나기 위해 오늘도 운동을 한다. 오래오래 나이 들어서도 맛있는 소주 두 병씩 딱딱 까서 마시자!


#사랑

10대 시절부터 사랑은 나의 가장 커다란 화두였다. 사랑을 잃을까 두려워 늘 전전긍긍했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고약했다. 좋은 데를 가도, 근사한 음식을 먹어도 백 프로 완벽하게 기쁜 상태가 아니었다. 사랑하는 이들은 늘 내 곁을 지켜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5년, 몰래 했다가 시시하게 꺼져버린 사랑을 마지막으로 마치 지렁이와도 같이 암수 한몸, ‘자웅동체’가 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만족스럽다. 이 상태 좋다! 드디어 나는 좋은 데를 가면, 근사한 음식을 먹으면 백 프로 완벽하게 기쁠 줄 아는 몸이 되었다. 삶을 마감하기 전 한번 더 사랑이 온다면? 얼마든지! 최선을 다해 껴안으리라.